우여곡절, 천신만고 끝에 올라탄 UA 항공기에 앉아서 LA-SF구간은 불과 두시간도 채 안걸리는 짧은구간이었다. 가는동안 승무원이 쿠폰 비스므리한 것을 한장씩 나누어 주는데 그야말로 거의 까막눈 수준의 영어실력에 하루종일 한국에서 미국으로 장시간 비행과 입국 수속하면서 비행기환승으로 인한 시달림때문에 글자내용이 눈에 들어오지도 않아서 그냥 받아서 주머니에 집어넣고 있으니 기내방송이 흘러나온다. 아는 단어만 나열해보니 이제 SF 국제공항에 도착예정이니 잃어버린 물건없이 목적지까지 잘 가시라는 멘트인가보다.
국내선이라 별다른 입국절차도없이 비행기에서 내려서 수화물을 찾으려고 기다리는데 우리의 이민가방 4개가운데 한개도 보이지 않는다. 거의 30분을 기다리며 다른 승객들은 짐을 모두 찾아가고 컨베어가 텅텅비었는데도 우리의 이민생활 전재산이 되는 대형이민가방 4개는 어디로?... 더 이상 기다리지 못하고 입국장앞에서 눈이 빠져라 몇시간째 우리를 기다리고 있던, 미국에 먼저 와있는 형제들을 만나서 자초지종을 얘기하자, 그래도 조금이라도 먼저 미국에 와있는 비슷한 영어실력수준의 형제들이 항공사 카운터에다가 화물 분실신고를 하였더니 일단 집에 가면 나중에 연락을 해주겠다고 하여 개인정보를 남겨놓고 우리는 주차장에서 기다리고 있던 한눈에 봐도 구형이지만 한국에서 막 도착한 촌닭같은 이민자에게는 삐까번쩍하게 보이는 커다란 8기통 캐딜락 승용차에 몸을 실었다.
어디가 어딘지도 모르는 고속도로를 달리면서 이제야 하나둘씩 머리속에 정신을 차리고 정리를 해본다. 아무리 큰 승용차라고 해도 우리까지 6명이 앉아서 가고있다. 만약에 우리의 대형 이민가방 4개가 있었다면 어떻게 가지고 갈수있었을까? 그래도 미국땅에 2~3년이라도 먼저와서 생활하고 있는 형제가 어떻게 그런생각도 못하고 공항에 이런 승용차를 가지고 마중을 나와 있었는지, 가는 도중에 생각해보니 이민가방이 같은 비행기로 도착하지 않고 분실(?)된것이 일단은 천만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민자의 미국생활은 공항에 누가 마중 나오느냐에 따라서 인생이 달라진다고 하는말도 있는데 과연 이런 생각도 제대로 못(안)하고 우리를 마중 나오다니.... 과연 앞으로 우리의 이민생활은?
샌프란시스코 공항에서 남쪽 로스엔젤레스로 가는 고속도로 Hwy #101번을 타고 2시간여를 달려서 드디어 미국에 정착하여 첫밤을 지세울 타운에 도착하였다. 우리 부부를 제외한 모든 가족들이 먼저와서 살고있는 Town! 명칭은 한국으로 말하자면 CA State(도), Monterey County(군), Salinas City(시) 였다. 그 넓디넓은 미국땅에서 이곳에서만 거의 40년 가까이 살다가(처음에 1년여정도 LA지역에서 살고, 미군으로 복무하느라 한국에서 5년정도 있던 기간을 제하고) 한국으로 역이민을 하게 될줄이야 이때까지는 아무도 몰랐으리라....
이렇게 미국이민생활에서의 첫날밤을 지새우고난 다음날, United Airline 항공사에서 전화가 왔다. 분실되었던 이민가방 4개를 찾았다고, 아마 우리가 처음에 비행기가 하와이에서 연착되면서 다른 비행기를 갈아타고 돌아오는 동안에 화물은 다른 비행기를 타고 동네방네 돌아다니다가 이제서야 주인을 찾아온것이다. 항공사에서는 자기네들의 잘못으로 인한것이라 집에까지 배달을 해주겠다고 하면서 오늘 도착한다고...
이것이야 말로 전화위복이 아닐까? 만약에 화물이 우리와 함께 공항에 도착하였다면 어떻게 승용차에 대형 이민가방 4개를 가지고 올수 있었을까?.... 당시에는 나에게는 종교가 없었다. 나중에 주님을 영접하고 생각해보니 이 모든것들이 위에계신 하나님의 섭리와 인도하심이 작용하고 있었음을 깨닫기 까지에는 오랜시간이 걸렸지만...^^
이렇게 시작된 광야와 같은 생활! 이스라엘 백성은 불평과 불순종으로 인하여 약속의 땅까지 들어가기에는 40년이라는 광야생활이 있었지만, 나에게는 앞으로의 40여년 광야와같은 이민생활을 하면서 무에서 유를 창조하면서 주님을 영접하게 되고, 아메리칸 드림을 나름 2% 부족한대로 이루고 조국땅(가나안)으로 들어가게 하신 주님을 찬양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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