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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일상/군대이야기(미육군 8년 & 한국군 3년)

군대 3번 입대중의 첫번째인 대한민국 육군입대 이야기! #1

by Diaspora(복수국적자) 2023. 8. 7.

 

  지금으로부터 51년전으로 시간여행을 갑니다. 저의 인생에서 군입대가 3번이라고 하였는데 그 첫번째 입대가 바로 1972년 6월 2일 대한민국 육군에 입대하여 만 3년(34개월 16일)의 현역복무를 마치고 75년 4월 17일에 제대를 한 이야기가 지금부터 미니 시리즈로 나갑니다.

 

  1972년도! 동년배들은 72학번이라고들 말하는데 나는 72군번으로 탈바꿈을 하고말았다. 워낙 왜소한 체격에 허리 사이즈도 27 정도였으며 당시에 체중이 51kg~52kg 정도밖에 안나갔다.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했던가? 만 18살이 조금 지난 나이에 군대를 지원입대 하려고 당시 용산구 후암동에 있는 해병대사령부에다가 해병대 일반병지원서를 넣고 지원했으나 결과는 이미 불보듯 뻔한것 같이 신체검사에서 보기좋게 낙방!

 

  공군이나 해군은 지원입대 자격여건이 해병대보다 조금더 까다로워서 그래도 제일 수월하다고 생각한 해병대에 지원했는데 보기좋게 신체검사에서 낙방을 하고 실망에 빠져있었는데 누가 정보를 가져다 준다. 육군에도 일반병 지원입대가 생겼다고, 당시에만 해도 육군은 지원입대가 장기하사관 이외에는 지원병 제도가 없었는데 1971년도부터 일반사병도 기술행정병(이하 기행병)제도가 생겨서 사회에서 전문적인 기술을 가지고 있으면 그 기술을 이용하여 입대하게되고 훈련소에서 기본훈련인 6주간의 훈련만 마치면 후반기 기술교육을 받지않고 바로 자대로 배치되는 제도라고 한다.

 

  그런데 가지고있는 기술이라고는 밥잘먹고 잠잘자는 기술외에는 없는 내가 어떻게 기행병에 지원입대를 할수 있을까 하고 여러가지로 알아본결과 공업고교를 졸업했거나 사립통신학원에서 통신기술을 수료하면 지원자격이 된다고 하여 당시에 지인가운데 TV통신학원을 수료한 사람의 졸업장을 빌려서 이름을 고쳐가지고 지원서를 제출하였다.... 지금은 공소시효가 지나서 말할수 있다! 입니다. ㅎㅎㅎ 다시 말하자면 사문서위조의 범죄행위랄까... 남들은 군대를 안갈려고 사문서보다 더한것도 위조하는데 나는 어떻게해서 발버둥을 치면서까지 군대를 가겠다고 했는지... 그러니까 평생에 군대를 3번이나 입대하게되는 특이한 이력을 가질수가 있게 되었지요!

 

  어찌 되었든지 자원입대 신청서를 제출하고 신체검사까지 마친결과 이번에는 영광(?)의 합격을... 병과는 통신행정병 이라나 뭐라나, 그리하여 입영날자를 받고서 72년도 5월말에 용산역에서 논산으로 가는 완행열차를 타고 논산훈련소 수용연대로 입소를 하였다. 입소예정장병들은 논산수용연대에서 며칠을 기다리면서 매일매일 자기이름이 호출되어 훈련소로 입소되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곳에서 대기하고 있는 기간은 군대복무기간에 들어가지않고 훈련소에 입소하는날부터 정식으로 군대복무기간으로 계산이 된다.

 

  이곳에서 대기하는 동안에 다시한번 일반상식 비슷한 시험과 면접을 보는데, 면접관이 주로 물어보는게 사회에 있을때 하던일이 무엇이냐고 물어보는게 주목적이었다. 나에게도 무슨일을 했었냐고 물어보기에 어린나이라 직장생활도 한적이 없고 그래서 당시에 집에서 부친이 문교부에 반공교재 슬라이드를 제작해서 납품했는데, 슬라이드 필름을 환등기에 넣고 볼수있도록 필름을 가위로 한장씩 잘라서 후레임에 끼워넣는 단순작업을 해본적이 있어서 그것을 얘기했더니 훈련소에 들어가기전에 병적카드에 나의 병과가 920(사진 주특기) 양성병으로 기재가 되었다. 결론은 통신행정병인 병과가 사진주특기 양성병으로 정해져서 드디어 72년도 6월 2일에 논산훈련소 23연대 4중대 5소대로 배정되어 6주간의 호된 논산훈련소 신병훈련이 시작되었다. 당시의 동기생들 논산훈련소 군번은 12268xxxx로 나갔는데 나의 군번은 논산훈련소 입소라도 기행병이라 달랐다. 군번은 7172xxxx인데 나중에 앞의 4자리가 7172에서 7100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고로 나의 군번은 7100xxxx이다. 6월 초여름의 뜨거운 날씨속에서 당시에 지급받은 총은 6.25 전쟁때 사용하던 M-1 소총이었다. 거짓말 조금 보태서 내 키보다도 더긴 소총을 어깨에 매고 무거운 철모를 쓰고 훈련이라기 보다는 거의 기합에 가까운 제식훈련과 여러가지 포복훈련 등등.

 

  물자가 부족하여 M-1 소총으로 사격연습을 하는데 처음에는 소총의 영점조준을 잡기 위해서 3발씩을 사격하는데 이 M-1 소총이 오래된 고물에다가 총구가 늘어나서 정상적인 교육대로 배운것을 가지고 사격을 하면 영점사격이 잡히지를 않아서 대충 해보고 스스로 알아서 오조준을 해서 영점을 잡아야 한다. 그런데 이것도 훈련소에서 사격훈련을 하는 동안에 1인당 실탄지급이 모두 12발이다. 이것으로 영점조준을 못잡으면 사격훈련은 끝. 그러니 이런정도의 수준을 가지고 훈련을 마치고 만약에 전방부대로 배치되어 실전사태가 벌어진다면... ㅠㅠ 생각만해도 아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