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소소한 일상/군대이야기(미육군 8년 & 한국군 3년)

나도 한때는 미육군 장성(★) 이었다?

by Diaspora(복수국적자) 2023. 6. 29.

  1972 6 2일 논산훈련소 23연대 4중대 5소대 입소

  1975 417 34개월 16일 동안의 신체 건강한 대한민국 남성으로서의 병역의무완수.

 

  1981 1월 미국 육군(US Army)에 직업군인으로 입대

  1985 1 4년 동안의 계약기간을 마치고 명예제대.

 

  1985 4월 개인사정으로 인하여 재입대(계급과 급료호봉수 인정)

  1989 4월 또 4년의 계약기간을 마치고 명예제대(Total 8)

 

   20대 초반에는 한국군으로 3, 20대 후반부터 30대 중반까지의 8년은 직업군인으로 미군에서 근무이정도의 군대경력이라면 대한민국의 어떤 청문회에 나가도 병역에 관해서만은 자신 있다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요? 오늘 말씀 드리고 싶은 얘기는 미군 생활 중에서 있었던 하나의 에피소드입니다. 남자들에게 군대에서 있었던 얘기를 하라고 하면 하나같이 아라비안나이트의 천일야화(千一夜話)보다 더 많을 것입니다.

 

   때는 1986년 가을입니다. 미군에 재입대한후에 운전교육을(트럭 드라이버) 마치고 한국으로 배치되어 당시의 미군으로서는 중동 분쟁이 발발하기 이전이라 휴전중인 한국의 최전방(Front Line)인 미 제2사단 3여단이 소속되어있던 경기도 봉일천에서 1년여의 복무를 끝내고 서울 용산에 있는 8군으로 옮겨와서 근무를 할 때입니다.

 

   미군 병과(MOS-Military Occupation Specialist)가 트럭 드라이버였지만 지난 1년 동안 한국근무 하는 동안에 소속되어있던 지역사령관인 3여단장(미 육군대령)의 군용 Sedan 운전기사로 근무를 하고 용산에 내려와서는 8군의 수송중대에서 분대장 노릇을 하고 있었습니다. 중대에는 카투사와 미군을 합해서 운전병들만 200여명이 있었는데 저의 하는 일은 소대 선임하사와 함께 아침에 출근하여 당일에 필요한 운전 병력들을 용산의 각 부처별로 배치시키는 것이 전부였습니다. 그러고 나서는 오후 3시쯤 되며 는 눈치만 보다가 집으로 퇴근하는 특과중의 특과였습니다.

 

   그렇게 여기가 좋사오니 하고 지내는 어느 날, 중대본부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한국계 미군(일명 김치 GI)으로서 시민권자는 미국 장성의 운전기사를 모집하는 중이니 모두들 가서 인터뷰를 하라는 공문이었습니다. 저는 지난 1년 동안 VIP 운전기사 노릇을 해봐서 잘 알기 때문에 안가고 있었습니다. 이유인즉 때로는 밤 늦은 시각과, 주말에도 근무를 하기 때문에 주일에는 교회를 가야하는 저는 굳이 지금의 좋은 보직을 놔두고 가고 싶은 생각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사실은 장군 드라이버를 서로 하려고 한국계 GI들은 머리를 싸매고 경쟁이 치열했던 자리입니다.

 

   장군 운전기사가 되며는 많은 혜택이 주어졌기 때문이지만 저는 몰라라 하고 세월을 보내는데 또 공문이 내려왔습니다. 자격이 되는 자는 한명도 빠지지 말고 가서 인터뷰에 응하라는 지시 공문이...

 

   저는 별로 마음이 내키지 않았지만 명령에 복종하여 한미연합사 건물 내에 있는 장군의 사무실로 인터뷰를 갔습니다. 행정장교인 사무실의 미군 중령이 인터뷰를 하는데 이것저것을 다 물어본 후에 중대로 돌아왔는데 다음날 다시 오라고 하는 연락이 와서 갔더니 생각지도 않았던 제가 당첨(?)이 된 것입니다. 모든 조건이 저하고 100% 맞아 떨어진 것입니다.

 

   한국계 미군에다 시민권자인데다가 보직도 운전병, 무엇보다도 지난 1년 동안에 이미 3여단에서 여단장이라는 VIP 운전기사 노릇까지 하고 왔으니 사실은 누가 봐도 당연히 제가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장군 사무실의 행정장교인 미 해병대 중령이 저에게 축하(?)한다고 하면서 여러 가지 주의사항을 주는데 제일먼저 한말이 이것입니다.

   “Sgt. Yoon You are not General also he is not your’s. You are General’s driver.” 다 아시겠지만 직역하면 "Sgt. , 너는 장군이 아니야 또한 장군은 너의 장군이 아니고 너는 장군의 운전기사야!“ 하는데 아니 누가 그걸 모르나...잘 알겠습니다. 하고 사무실을 나섰는데 나중에 그 이유를 알게 되었다. 아마 전임 운전기사였던 나와 같은 한국계 미군이 장군과 함께 근무하면서 다른 사람들에게 갑질 비슷한 짓을 하였던 것 같다. 장군이 미 육군 Major General(★★)인데 자기가 바로 밑에 별 하나()라도 된 것인 양 가끔은 갑질을.. 그래서 사전에 미리 이러한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나에게 하는 주의사항이었다.

 

   어찌되었든지 제가 모시게 된 장군의 직함은 무지무지하게 길었습니다. 주한 유엔군! 한미연합사! 주한미군! 8! 의 최고의 핵심 브레인인 작전참모부장 이었습니다. 요즘 한참하고 있는 한미연합훈련인 을지포커스를 비롯하여 팀스프릿등 모든 작전을 지휘하는 군대 내에서의 요직 중에 요직입니다.

 

   저는 행정장교인 중령과 장군의 스케줄을 담당하는 미군속 백인여자 60이 넘은 할머니 비서와 함께 사무실에서 함께 stand by 하고 있다가 장군이 출타할일이 생기면 바로 차를(8기통짜리 쉐비 Impala 시커먼 Sedan)문 앞에 대기시켰다가 운전하며 보좌관처럼 모시고 다니는 것이 저의 일상입니다.

 

   그날도 여느 때와 다름없이 사무실에서 대기하고 있다가 장군이 나갈 시간이 되어서 차를 준비시키려고 사무실 문을 나서려고 하는데 행정장교인 미 해병대 중령이 책상에 앉아서 사무를 보고 있다가 벌떡 일어나서 잘 다녀오십시오!” 하고 경례를 하는 게 아닌가! 순간적으로 나는 진짜 내가 General이 된줄알고 뒤를 돌아보니 장군도 함께 사무실을 나서려고 나오는 게 아닌가...아닌 게 아니라 장군이 된줄알고 으시될만 할 것 같은 기분이..ㅎㅎㅎ 이제야 처음에 중령이 나에게 한말이 피부에 실감나게 다가온다. You are not General....

 

   제가 섬기던 장군은 그 후에 미국으로 돌아와서 사단장을 지내고 저도 제대한 후에 얼마 있다가 1995년도인가 TV News에 미 국방성(펜타곤)이 나오고 별 4(★★★★)를 어깨에 매단 장군이 육군참모총장 이라는데 얼굴이 눈에 익어서 자세히 보니 바로 제가 모시고 있던 당시의 육군소장 Dennis R Rimer와 그 옆에는 미해병대 별 3(★★★)를 달은 군인이 있었는데 얼마 후에 별 하나를 더달고 대장으로 진급하면서 미군 합참의장으로 취임하였는데 이 친구가 당시에 나에게 너는 장군이 아니야!”라고 한마디 했지만 매번 내가 사무실을 나설 때마다 일어서서 거수경례를 붙이던 Peter Face 미 해병대 중령이었던 것을 알면 여러분들도 이 Diaspora를 더 이상 우습게 보시지는 않겠지요....ㅎㅎㅎ

 

 

 

#12(제가 섬기던 미육군소장 -MG. Dennis R Reimer)

바로옆의 #16번이 당시에 미해병대 중령으로 매번 나에게 경례를 하던 LtCol. Peter Face-나중에 대장진급하여 미합참의장이 됨

장군 바로 뒤에있는 제일 핸썸한 30대 중반의 #9번이 유명한 Diaspora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