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북미지역/캐나다

캐나다 로키 설국열차 탑승기!

by Diaspora(복수국적자) 2023. 6. 30.

   로키 설국열차(Via Rail) 탑승기!-2018년도 겨울에...

  어린 시절에 제임스 본드가 등장하는 007 이나 액션 외화들을 보면 자주 등장하는 것이 달리는 열차 안에서 쫒고 쫒기고, 치고받고, 쏘고 등등의 장면이 나오는데 그중의 하나가 열차내의 침대칸이 등장한다. 소싯적에 우리의 기억에 있는 기차는 지금처럼 한국의 KTX 같이 호화롭고 빠른 것도 아니고 대부분 용산역에서 밤에 떠나는 경부선이나 호남선 완행열차를 타면 거의 10시간 이상을 달려서 다음날 아침에 도착하는 것이 거의다였기 때문에 나는 영화를 보면서 언젠가는 한번쯤 저런 열차(침대칸)를 타봐야지 하는 꿈을 가지고 있었다. 오랜 기간 동안의 꿈을 머금고 기다렸던 침대칸 열차를 2018년도 1월에 그것도 하얀 눈으로 덮여있는 설경을 보면서 겨울의 로키산맥을 돌고 도는 자칭 설국(雪國)열차를 타게 되었다.

 

  여행계획은 거의 8개월 전부터, 웹서치를 하면서 항공요금이 저렴할 때 콕!(에어캐나다 산호세-밴쿠버 직항 왕복요금 1인당 $232). 항공은 언제 어떻게 사느냐에 따라서 가격이 천차만별인데 기차요금은 거의 변함이 없기 때문에 기회를 보다가 캐나다 달러와 미국달러의 환율이 가장 좋을 때 예약을 했다. 캐나다 에드몬튼에서 밴쿠버까지의 요금이 일반석은 둘이서 US $330불 정도이고 침대칸은 제일 저렴한 것이 둘이서 거의 $1,000불 가까이 되었다. 여기에서 약간의 고민을...일반석과 침대칸의 차액이 약 $670불 정도인데 과연 하룻밤 Sofa Bed 같은 곳에서 자면서 과연 침대칸을 선택할까 망설이다가, 평생에 한번이고 또 우리 부부의 연식(年式)을 감안할 때 27시간을 의자에 앉아서 온다는 것은 조금 무리일 것 같아서 과감하게 침대칸으로 일을 저질렀다. 그 대신에 일반석은 식당 칸을 사용할 수 없고 음식(Fast Food)을 주문해서 사먹어야 했지만 침대칸의 고객들은 식당 칸에서 하루 삼시세끼(정확하게 4)를 일반 식당처럼 직접 따뜻하게 조리해서 서브를 해주는 것이 포함된 것에 위안을 삼으면서...(나중에 기차요금이 블랙후라이데이 스페셜로 디스카운트 가격이 나와서 $200여불의 페널티를 물고도 위의 가격에서 $160불 정도 디스카운트 받았습니다.)

 

  드디어 장도의 날이 다가왔다. 2018년 1 23일 오전 7시에 산호세에서 출발, 밴쿠버에서 비행기를 환승하여 열차를 탑승할 에드몬튼에 도착하여 숙소에 여장을 풀었다. 토론토-밴쿠버 구간의 열차는 1주일에 2왕복뿐이다. 토론토에서 밴쿠버로 2, 밴쿠버에서 토론토로 2. 우리는 화요일에 에드몬튼에 도착하였고 열차의 일정은 26() 아침 7 37분 출발예정이기 때문에 에드몬튼에서 3박을 하면서 눈 내리는 캐나다의 겨울을 만끽했다. 겨울의 에드몬튼은 여행객들에게는 할게 별로 없었다. 북미에서 가장 크다는 West Edmonton Mall을 한 바퀴 둘러보고, 얼음으로 멋있게 만들어놓은 얼음성(Ice Castle)을 보고나니 더 이상 갈 곳이 없었다. 

밖의 기온은 영하 -15C-20C 도인데 쇼핑몰 안에는 물놀이를 즐길수 있는 시설들이..

변함없는 닭살행각은 장소를 불문하고...ㅎㅎ

   흐려지던 날씨가 목요일 아침부터 눈발이 조금씩 날리기 시작하더니 오후부터는 많은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Via Rail에서 이멜이 왔다. 토론토에서 출발하는 열차가 사정에 의해서 늦게 출발하게 되었으니 정확한 시간은 자주 전화로 연락을 해보라는...얼마나 연착이 될는지는 모르지만 속으로는 잘되었다 싶었다. 열차시간이 아침 7 37분이면 꼭두새벽에 일어나서 호텔에서 주는 아침(숙박료에 포함)도 먹지 못하고 열차터미널까지 가야하는 것을 감안하니까...또 눈도 많이 내려서 길이 미끄럽지 않을까 걱정도 되었던 차에..밤에 다시 전화로 확인을 해보니 열차가 출발지인 토론토에서 18시간을 늦게 출발했는데 가능하면 Make up을 해서 조금이라도 빨리 이곳에 도착하려고 하니까 내일 다시 연락을 하란다. 평생에 처음으로 이렇게 많이 펑펑 쏟아지는 창밖의 눈을 바라보며 에드몬튼의 마지막(?) 밤이 지나갑니다. 다음날에 수시로 전화로 확인을 해보니 할 때마다 모두 다른 대답이다. 6시간, 9시간, 혹은 그 이상...일단은 오후 2시에 호텔에 첵아웃을 하고 눈이 많이 내리기 때문에 Front 데스크에다 택시를 불러달라고 요청했더니 여러 번 전화를 해보더니 눈이 많이 와서 바쁜지 택시회사들이 전화를 받지 않는단다. 할 수 없이 나의 스마트폰으로 우버를 불렀더니 10분도 안되어서 도착했다. 30여분 이상 가는 동안에 우버기사와 대화를 나누며 여행하면서 이곳에 3박을 했다고 하니까 깜짝 놀란다. 겨울에 이곳에 왜 왔냐고?...3시정도에 터미널에 도착했다. 터미널은 그레이하운드 버스와 같이 사용하고 있었는데 거의 그레이하운드 터미널이었다. 열차가 자주 안와서 그런지 역무원도 없었고 책상위에는 밤 11시에 돌아오겠다는 사인만...그러면 적어도 11시 이전에는 열차가 안 온다는 말씀이다. 옆지기와 대화를 나누며 서로 위안을 한다. 이것도 여행의 일부이다. “즐기자! 우리가 언제 이런 여행(?)을 해볼 수 있냐..”라고 생각하자 마음이 조금은 편하다 그런데 터미널 안에는 스낵과 음료를 파는 자판기 외에는 음식을 사먹을곳이 하나도 없었다. 터미널이 위치한곳이 주위에는 아무것도 없는 허허벌판이라, 상가가 있는 곳으로 가자면 1마일 이상을 걸어가야 하는데 눈 내리는 컴컴한 밤이라..이제나 저제나 기다리면서 밤을 새우는데 새벽녘이 되어가자 열차를 타려는 사람들이 몇 사람 더 늘어났다. 저 사람들은 대강 열차의 도착시간을 알았나보다. 우리도 정확한 정보를 받았더라면 이렇게 밤샘을 안 하고 호텔에서 하루를 더있다 왔을 텐데 하는 안타까움 속에 드디어 대합실에서 16시간이나 기다리고 기다리던 열차가 도착하여 거의 24시간이 연착된 27() 아침 7시에 탑승을 하고 출발을 한다

숙소에서 내려다보니 밤새 내리는 눈이 하얗게 자동차위에

16시간을 터미널 대합실에서 이렇게 보내었습니다.

  예약된 침대칸에 짐을 풀고 밤새 대합실에서 기다리며 지친 육신에 잠깐 30여분 눈을 붙였다가 깨어나니 옆지기는 정신없이 Z~Z~Z. 밥 먹는 것도 귀찮단다. 혼자 가서 먹고 오란다. 식당 칸으로 가니 눈이 휘둥그레진다. 생각했던 것보다 운치 있고 멋이 있다. 혼자서 오믈렛을 주문해서 먹으면서 창밖의 설경을 바라보니 이렇게 멋있는데 혼자서 밥을 먹고있다니, 이런 기회가 언제 또 만들 수 있다고...얼른 먹고 침실로 갔더니 그때서야 눈을 뜬다. “여보! 이렇게 멋있는 곳에서 오붓하게 아침식사를 놓치면 평생 후회 될 거야!” 했더니 그래, 하면서 얼른 일어난다. 다시 식당 칸에 가서 나는 커피를 마시면서 옆지기의 아침식사 마당쇠 노릇을 하는데...“여보! 우리 이렇게 행복해도 되는 거야!” 소리가 듀엣으로 흘러나온다...ㅋㅋ

 

설경을 바라보며 먹는 음식의 맛은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을만큼 맛이 있었다

밤새 굶었다가 이런 진수성찬을 대하였으니 그 맛이란?..

 

  열차가 달리는 낮 시간에는 침실에 앉아있을수가 없었다. 180도 둥그런 유리로 된 파노라마 돔칸에 앉아서 열차 밖의 로키산맥 설경에 빠져서 지난밤의 열차를 기다리느라 보낸 견고생이 하나도 아깝지가 않았다. 점심식사와 저녁식사 모두 식당 요리로, 열차의 휴식 칸에는 스낵과 각종음료가 티켓가격에 포함되어 있었다. 식사시간이 되면 방송으로 알려주고 열차가 지연되어 미안하다는 캡틴의 안내방송과 함께 늦어지는 이유에 대해서 설명도..원래 이 선로는 화물차가 우선권이란다. 그런데 지금 시즌이 외국에서 화물들이 많이 들어와서 화물차가 많이 다니며는 설국열차는 화물차들이 지나갈 때까지 한쪽에서 기다렸다가 가고, 경치좋은곳에서는 천천히 달려주기도 하고, 하다 보니 많이 늦어졌단다. 그러고 보니 열차의 손님들도 관대하다. 그렇게 늦어져서 많은 사람들이 심한경우에는 비행기예약까지 다시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겉으로는 불평을 표시하지 않는다. 우리도 밴쿠버의 숙소에 전화를 해서 사정을 설명하고 3박의 일정을 2박으로 하루일정을 취소시키기도(페널티 안내려고 애좀 썼지요)...

 

밖의 설경을 렌즈에 담느라고 열심히..

스낵과 음료가 구비되어있는 휴식공간

창밖으로 스쳐지나가는 아름다운 설경들

여행중에 경비를 충당하기 위하여 한번씩 열차를 털기도(?)

 

   창밖의 풍경과 열차안의 서비스에 흠뻑 빠진 우리는 열차가 늦게 가는 것이 이해를 넘어서 더 즐기게 되었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열차는 예정시간인 (27일 오전 9 40)보다 거의 30시간이 지난 28일 오후 4시가 거의 다된 시간에 밴쿠버에 도착하여 꿈에도 그리던 설국열차 탑승의 꿈을 이루게 되었습니다. 다음날에는 밴쿠버의 전xx님 부부와 연례행사로 스노우슈잉을 하기로 되어있었는데 기상악화(날이 따뜻하고 연일 쏟아지는 장대비)로 인하여 산행은 취소하고 전xx님 부부와 동계올림픽 개최지였던 휘슬러로 드라이브를 즐긴 후에 돌아와서 맛있는 한우가 아닌 기막힌 카우(캐나다 소? Cow?)구이를 먹으며 좋은 교제의 시간을 보내고 돌아왔습니다

 

이것이 그 유명한 한우가 아닌 더 기가막힌 알버타의 카우(카나다 소 or Cow?)

'북미지역 > 캐나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겨울비없는 밴쿠버의 하루!  (0) 2023.07.01
캐나다 밴쿠버 여행 #3  (7) 2023.06.29
캐나다 밴쿠버 여행 #2  (0) 2023.06.29
캐나다 밴쿠버 여행 #1  (0) 2023.06.29